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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영업을 대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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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영업을 대체할까?


요즘 누구나 던지는 질문이 있다.
“AI가 이렇게 똑똑해졌는데, 이제 영업직은 필요 없는 거 아닌가요?”

챗봇은 하루 종일 고객의 질문에 답한다. 온라인 쇼핑몰은 클릭 몇 번이면 결제를 끝낸다.
추천 알고리즘은 내가 찾기도 전에 관심 있는 상품을 먼저 보여준다.
겉으로만 보면 사람을 통하지 않고도 모든 게 가능해진 시대 같다.

그런데 현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맥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업 활동의 30% 이상은 이미 자동화가 가능하다. 

고객 데이터 정리, 반복 상담, 기본 견적 같은 영역은 AI가 더 잘한다.
그러나 같은 보고서는 이렇게 덧붙인다. 

고액 상품이나 중요한 의사결정일수록, 고객의 76%가 여전히 사람과 대화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효율은 기계가 가져갔지만, 마지막 순간의 신뢰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이야기다.
가트너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단순 소비재 판매는 빠르게 자동화되겠지만, 

복잡한 B2B 협상이나 고액 구매, 관계 중심의 산업에서는 오히려 영업인의 가치가 커질 거라는 분석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고객은 정보를 몰라서 영업인을 찾는 게 아니다.
인터넷과 유튜브, 비교 사이트만 뒤져도 웬만한 지식은 다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여전히 사람을 찾는 건, **“이게 내 상황에도 맞을까?”**라는 불안을 없애고 싶어서다.

자동차를 보러 온 고객은 이미 옵션과 가격을 줄줄 꿰고 온다.
보험 상담을 받는 고객도 특약과 혜택을 다 검색해두고 자리에 앉는다.
그럼에도 영업인을 찾는 건, 마지막에 “당신 상황에는 이게 가장 맞습니다”라는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I는 데이터를 설명하지만, 안심을 주진 못한다. 그건 사람만이 줄 수 있다.


현장에서 이런 장면은 흔하다.
보험 설계사들은 말한다.
“요즘 고객님들은 다 알고 오세요. 그런데도 저를 만나는 건 확인이 필요해서예요.”

자동차 딜러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고객이 계약 직전까지 와서 망설일 때, 딜러의 한마디가 계약을 완성시킨다.
“고객님 주행 습관이라면 연비보다 안전 옵션이 더 중요합니다.”
이 말이 고객에게 주는 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선택에 대한 확신이다.


실제 대화로 옮겨 보면 이렇다.

“챗봇이 이 모델을 추천하던데, 진짜 괜찮을까요?”
“AI는 평균적인 조건으로 계산한 겁니다. 하지만 고객님 댁은 3인 가족이라 용량이 조금 더 큰 모델이 맞습니다. 전기요금도 절약될 겁니다.”

AI가 정보를 주는 순간에도, 고객은 결국 사람의 목소리를 기다린다.


앞으로 영업인의 역할은 달라질 것이다. 반복되는 설명, 단순 응대, 기본 정보 제공은 AI가 맡게 된다.
영업인은 그 위에서 해설자, 큐레이터, 문제 해결자가 된다.

수많은 선택지 중 고객에게 맞는 두세 가지를 추려주는 사람, 갑자기 문제가 생겼을 때 관계자를 조율해주는 사람, 그리고 마지막 결정을 내릴 때 책임을 함께 지는 사람.

이건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일이다.


영업의 본질은 거래가 아니라 관계다.
고객은 상품을 사는 게 아니라, 안심을 산다.
그 안심은 여전히 사람의 태도, 표정, 목소리에서 나온다.

AI는 효율을 책임지고, 영업인은 신뢰를 책임진다.
AI가 영업의 많은 부분을 바꾸겠지만, 영업인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영업인은 고객과 더 깊은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AI 시대에도 영업인은 필요하다.
아니, 오히려 더 필요하다.영업인은 판매자가 아니라, 고객의 선택을 지탱하는 조력자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영업인의 가치는 AI가 따라올 수 없는 차원으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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