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왜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미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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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왜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미루는가?
영업을 하다 보면 가장 답답한 순간이 있습니다.
분명히 고객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좋다”는 말도 했고, 가격도 납득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만 다가오면 이렇게 말합니다.
“조금 더 생각해볼게요.”
“이번 달은 바쁘니 다음 달에 하죠.”
“집사람이랑 상의해야 해서요.”
영업인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다 됐다 싶었는데 왜 마지막에 멈추는 거지?’
사실 고객이 결정을 미루는 건 특별한 게 아닙니다.
인간의 본능입니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사람은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고 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계약이 ‘이익’이 아니라, 당장 돈이 나가는 ‘손실’로 보입니다.
당장 손실을 보는 것보다, 결정을 뒤로 미루는 게 심리적으로 편한 겁니다.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는 “선택지가 많을수록 사람은 결정을 미룬다”고 했습니다.
자동차 옵션, 보험 특약, 가전 모델처럼 고를 게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은 ‘혹시 더 나은 선택이 있지 않을까?’라는 불안에 사로잡힙니다.
그리고 결정은 곧 책임입니다. 고객은 그 책임을 혼자 지고 싶지 않기에, 가족이나 회사, 혹은 “다음에”라는 시간 뒤에 숨습니다.
현장은 늘 이런 패턴을 보여줍니다.
자동차 딜러 매장에서 시승까지 마치고, 색상만 고르면 되는데 고객이 이렇게 말합니다.
고객: “차는 괜찮은데… 집사람이랑 상의해야겠네요.”
영업인: “네, 가족 의견이 제일 중요하죠. 다만 이번 주 안에 계약하시면 색상 재고가 바로 잡혀서 기다림 없이 받으실 수 있습니다.
고객님께 두 가지 옵션으로만 정리해드려도 될까요?”
보험 상담 자리에서도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고객: “상품은 좋은데 이번 달은 좀 힘들어서요. 다음 달에 할게요.”
영업인: “고객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사실 저라도 큰 결정을 바로 내리긴 부담스럽습니다.
그런데 이번 달 안에 가입하시면 기존 건강검진 기록으로 심사가 가능하고, 다음 달엔 다시 검진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쪽이 더 편하실까요?”
가전 매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고객: “이사 준비 중이라 날짜 확정되면 다시 올게요.”
영업인: “좋습니다. 사실 설치 기사님과 날짜를 먼저 잡아두시면 더 여유롭습니다.
제품만 오늘 확정하시고, 날짜는 나중에 바꾸셔도 괜찮습니다. 인기 모델 두 가지로 추려서 보여드릴까요?”
이 대화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고객은 ‘싫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책임을 미루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영업인이 할 수 있는 건 뭘까요?
첫째, 선택지를 줄여야 합니다. “세 가지 모델 중 두 가지만 보시면 됩니다”라고 정리해주는 것만으로도 고객은 안도합니다.
둘째, 손실이 아니라 이익을 강조해야 합니다. “이번 달에 가입하시면 혜택이 2년간 유지됩니다”라는 말은, 미루는 것이 손해처럼 보이게 합니다.
셋째, 사회적 증거를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고객님들도 이 모델을 많이 선택하셨습니다”라는 말은, 책임을 혼자 지지 않아도 된다는 안심을 줍니다.
넷째, 큰 결정이 부담스럽다면 작은 결정부터 유도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우선 설치 날짜만 잡아두시죠” 같은 말이 바로 그 예입니다.
마지막으로, 공감이 기본입니다. “고객님 입장이라면 저라도 바로 결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압박 대신 이해가 전해집니다.
고객은 “이 사람은 내 편이구나” 하고 마음을 엽니다.
고객이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미루는 건 그 사람의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나 손실을 피하고 싶고, 책임을 미루고 싶고, 더 나은 걸 찾고 싶은 마음은 똑같습니다.
영업인의 역할은 이 본능을 억지로 꺾는 게 아닙니다.
고객이 안심하고 “지금 결정해도 괜찮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곁에서 안내해주는 것입니다.
결국, 고객의 ‘나중에’를 ‘지금’으로 바꾸는 힘은 압박이 아니라 공감과 단순화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있을 때, 고객은 주저하지 않고 도장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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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면' 이 상황에서 **고객이 스스로 '문제가 없다'고 믿는 현재의 안전지대가 사실은 가장 위험한 곳임을 깨닫게 할 것**입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가격이 비싼 상황에서, 단순히 기능 자랑이나 ROI 설명만으로는 '다음에'라는 대답을 피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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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면 취할 3가지 행동 (판을 뒤집는 질문과 제안)
김민준 매니저님이 "다시 한번 논의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한 직후, 저는 침묵을 깨고 다음과 같은 질문과 제안으로 미팅의 초점을 **'현상 유지의 리스크'**로 완전히 돌릴 것입니다.
### 1. 현상 유지의 **숨겨진 비용 (기회비용)** 도발하기
**행동:** 지금 운영 중인 시스템이 완벽해 보여도, 그 완벽함을 유지하는 데 드는 **'인력의 기회비용'**을 자극합니다.
* **멘트:** "매니저님, 오늘 말씀 들어보니 현재 시스템 운영이 정말 안정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질문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혹시 김민준 매니저님과 팀원들이 지금 운영 유지에 매달리는 시간 중, 그룹사의 **미래 성장 동력**이나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혁신적인 프로젝트에 투입되어야 할 시간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저희 솔루션은 단순히 장애를 줄이는 게 아니라, 바로 그 **'미래를 위한 시간'**을 벌어드리는 투자입니다."
* **효과:** '문제 없음' $\rightarrow$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음'**으로 인식을 전환시킵니다.
### 2. **브랜드 인지도**를 **'검증된 성과'**로 치환하기
**행동:** 낮은 브랜드 인지도는 강력한 레퍼런스(추천 고객사)로 커버하고, 고객의 고민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해결해 줍니다.
* **멘트:** "저희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확신이 안 서시는 점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희를 강력하게 추천해주신 $\text{A}$사 ($\text{IT}$팀) 팀장님께 저희가 오늘 말씀드린 가치들이 $\text{A}$사에서는 **'실제로 **$\text{XX}\%$**의 운영 비용 절감과 **$\text{YY}$**일의 신규 서비스 출시 단축'으로 이어졌다는 구체적인 벤치마킹 데이터**를 요청드려도 될까요? 매니저님 팀의 검토 자료에 **'이미 검증된 객관적인 성과'**를 더해드리겠습니다."
* **효과:** 브랜드의 약점 $\rightarrow$ **검증된 성공 사례**로 전환하여 확신을 줍니다.
### 3. **'위험 회피'를 명분으로 다음 단계 확정**하기
**행동:** 내부 논의를 기다리기보다, 고객이 스스로 리스크를 인지할 수 있는 '맞춤형 진단 자료'를 제공할 것을 제안하여 다음 미팅을 선점합니다.
* **멘트:** "매니저님, 내부 논의 시간을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저희가 한 가지만 더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현재 시스템을 유지했을 때 1년 뒤 귀사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보안 리스크'**와 **'경쟁사와의 격차 리포트'**'를 귀사 환경에 맞춰 시뮬레이션 해드리겠습니다. 이 자료는 순수한 **'위험 회피 및 전략 보고서'**로 활용하실 수 있으며, 저희 솔루션 도입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근거가 될 것입니다. 다음 주 화요일 오후에 이 보고서를 가지고 다시 찾아뵙고 15분만 설명드릴 수 있을까요?"
* **효과:** 미팅 종료 $\rightarrow$ **고객 맞춤형 후속 조치**로 연결하며 **'필요성 논의'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옵니다.10.04 - 잘썼어요10.02
- 나라면, 김 대표님이 언급하신 내부 검토 포인트를 먼저 묻겠습니다.
“대표님, 내부 검토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실 부분은 기술적 안정성일까요, 비용일까요?” 같은 질문으로 대화를 열어 두는 거죠.
동시에 과거 이슈에 대한 우려를 덜어드릴 수 있도록 “저희가 이번에 개선한 부분을 공유드려도 될까요?”라고 제안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검토의 방향을 구체화시키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10.02 - 나라면, 김 대표님이 언급하신 내부 검토 포인트를 먼저 묻겠습니다.
“대표님, 내부 검토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실 부분은 기술적 안정성일까요, 비용일까요?” 같은 질문으로 대화를 열어 두는 거죠.
동시에 과거 이슈에 대한 우려를 덜어드릴 수 있도록 “저희가 이번에 개선한 부분을 공유드려도 될까요?”라고 제안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검토의 방향을 구체화시키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10.02 - ddddddd10.01
- ddds10.01
- 제가 놓치고 있던 것을 알게 됐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