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0초의 힘 – 현장에서 쓰이는 첫 마디와 훈련법(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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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쓰이는 첫 마디와 훈련법
첫 30초의 힘은 연구와 통계만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현장은 매일 그것을 보여준다. 고객과의 만남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대화이며, 첫 마디가 열쇠가 된다.
B2B 현장은 특히 극적이다. 한 IT 영업인은 대기업 임원과 첫 미팅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자료상 문제는 이미 정리돼 있으니, 오늘은 ‘사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점’부터 듣고 싶습니다.”
임원은 잠시 침묵하다가 “우리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더 큰 문제입니다”라고 답했다.
그 순간 영업인의 PPT는 의미가 없어졌다. 대신 대화는 사람의 문제, 조직의 저항을 풀어가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계약은 성사됐다. 고객은 “우리 얘기를 먼저 들어주더라”는 인상으로 마음을 연 것이다.
리테일 매장에서도 똑같다. 고객은 상품 정보보다 경험을 먼저 기억한다.
한 대형 가전매장의 직원은 “무엇을 찾으세요?” 대신 이렇게 말했다.
“혹시 집에서 제일 불편한 전자제품이 어떤 건가요?”
고객은 생각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꺼냈다.
냉장고의 수납 구조에 대한 불편이었다.
판매원은 그 문제를 짚어주는 모델을 바로 안내했고, 고객은 구매를 결정했다.
상품 소개보다 고객의 생활을 묻는 첫 질문이 매출을 만든 것이다.
스타트업 IR 자리에서도 첫 마디가 흐름을 바꾼다.
많은 창업자가 매출 성장률이나 시장 전망으로 시작하지만, 한 창업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오늘 말씀드릴 것은 ‘어떻게 작은 팀이 고객의 문제를 10배 빠르게 해결했는가’입니다.”
투자자는 곧바로 집중했다. 수치와 그래프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신뢰를 만든다.
클레임 대응은 더욱 극적이다. 불만 가득한 고객에게 “보상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로 시작하면 불은 번진다.
하지만 “어떤 점이 가장 불편하셨습니까?”라는 질문은 화를 누그러뜨린다.
고객은 보상을 논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고 싶어 한다.
첫 마디가 방어심리를 해소하는 순간, 대화는 가능해진다.
실패 사례도 많다. 한 보험 영업인은 첫 마디를 자기소개로 채웠다.
“저는 누구고,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입니다.” 고객은 이미 인터넷으로 다 아는 내용이었다.
첫 30초는 낭비됐다. 고객은 마음을 닫았고, 계약은 무산됐다.
또 한 자동차 영업인은 고객을 만나자마자 “이번에 새로 나온 모델 보셨습니까?”라고 묻다가 “이미 인터넷으로 다 확인했습니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고객은 대화의 흥미를 잃었고, 영업인은 대화의 주도권을 잃었다.
이 차이는 결국 훈련의 문제다. IBM은 신입 영업사원 교육에서 첫 질문 훈련만 3일을 투자한다.
목소리 톤, 눈빛, 시선 처리까지 반복 연습한다.
고객 맞춤형 질문으로 시작한 경우 계약 성사율이 평균 20% 이상 높았다는 내부 분석도 있다.
이처럼 첫 30초는 즉흥이 아니라 훈련으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첫째, 고객 조사를 습관화해야 한다.
업계 뉴스, 최근 프로젝트, 조직 개편 소식 같은 작은 단서 하나가 좋은 질문의 재료가 된다.
둘째, 질문 노트를 만들어야 한다. 영업인은 상품 설명 노트는 있지만 질문 노트는 잘 없다.
그러나 “요즘 가장 힘든 부분이 무엇인가요?”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요?” 같은 질문이 계약의 시작점이 된다.
셋째, 목소리와 표정을 점검해야 한다. UCLA 메라비언 교수의 연구처럼, 단어보다 목소리와 비언어가 더 강력한 신호다.
거울 앞에서 미소와 시선을 점검하는 간단한 습관이 첫 30초를 바꾼다.
넷째, 리허설을 해야 한다. 동료와 고객 역할극을 하며 첫 30초만 반복 연습해보라. 실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게 된다.
첫 30초는 단순히 계약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 관계의 본질이다.
병원에서 의사의 눈맞춤이 환자의 신뢰를 만들고, 교사의 첫 설명이 학생의 집중을 이끌고,
정치인의 첫 인사가 지지율을 바꾼다. 사람은 언제나 첫 순간에 마음을 연다.
고객은 제품을 기억하지 않는다. 고객은 경험을 기억한다. 그 경험은 언제 시작되는가.
첫 30초, 고객 마음을 여는 한 마디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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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면' 이 상황에서 **고객이 스스로 '문제가 없다'고 믿는 현재의 안전지대가 사실은 가장 위험한 곳임을 깨닫게 할 것**입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가격이 비싼 상황에서, 단순히 기능 자랑이나 ROI 설명만으로는 '다음에'라는 대답을 피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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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면 취할 3가지 행동 (판을 뒤집는 질문과 제안)
김민준 매니저님이 "다시 한번 논의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한 직후, 저는 침묵을 깨고 다음과 같은 질문과 제안으로 미팅의 초점을 **'현상 유지의 리스크'**로 완전히 돌릴 것입니다.
### 1. 현상 유지의 **숨겨진 비용 (기회비용)** 도발하기
**행동:** 지금 운영 중인 시스템이 완벽해 보여도, 그 완벽함을 유지하는 데 드는 **'인력의 기회비용'**을 자극합니다.
* **멘트:** "매니저님, 오늘 말씀 들어보니 현재 시스템 운영이 정말 안정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질문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혹시 김민준 매니저님과 팀원들이 지금 운영 유지에 매달리는 시간 중, 그룹사의 **미래 성장 동력**이나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혁신적인 프로젝트에 투입되어야 할 시간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저희 솔루션은 단순히 장애를 줄이는 게 아니라, 바로 그 **'미래를 위한 시간'**을 벌어드리는 투자입니다."
* **효과:** '문제 없음' $\rightarrow$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음'**으로 인식을 전환시킵니다.
### 2. **브랜드 인지도**를 **'검증된 성과'**로 치환하기
**행동:** 낮은 브랜드 인지도는 강력한 레퍼런스(추천 고객사)로 커버하고, 고객의 고민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해결해 줍니다.
* **멘트:** "저희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확신이 안 서시는 점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희를 강력하게 추천해주신 $\text{A}$사 ($\text{IT}$팀) 팀장님께 저희가 오늘 말씀드린 가치들이 $\text{A}$사에서는 **'실제로 **$\text{XX}\%$**의 운영 비용 절감과 **$\text{YY}$**일의 신규 서비스 출시 단축'으로 이어졌다는 구체적인 벤치마킹 데이터**를 요청드려도 될까요? 매니저님 팀의 검토 자료에 **'이미 검증된 객관적인 성과'**를 더해드리겠습니다."
* **효과:** 브랜드의 약점 $\rightarrow$ **검증된 성공 사례**로 전환하여 확신을 줍니다.
### 3. **'위험 회피'를 명분으로 다음 단계 확정**하기
**행동:** 내부 논의를 기다리기보다, 고객이 스스로 리스크를 인지할 수 있는 '맞춤형 진단 자료'를 제공할 것을 제안하여 다음 미팅을 선점합니다.
* **멘트:** "매니저님, 내부 논의 시간을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저희가 한 가지만 더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현재 시스템을 유지했을 때 1년 뒤 귀사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보안 리스크'**와 **'경쟁사와의 격차 리포트'**'를 귀사 환경에 맞춰 시뮬레이션 해드리겠습니다. 이 자료는 순수한 **'위험 회피 및 전략 보고서'**로 활용하실 수 있으며, 저희 솔루션 도입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근거가 될 것입니다. 다음 주 화요일 오후에 이 보고서를 가지고 다시 찾아뵙고 15분만 설명드릴 수 있을까요?"
* **효과:** 미팅 종료 $\rightarrow$ **고객 맞춤형 후속 조치**로 연결하며 **'필요성 논의'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옵니다.10.04 - 잘썼어요10.02
- 나라면, 김 대표님이 언급하신 내부 검토 포인트를 먼저 묻겠습니다.
“대표님, 내부 검토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실 부분은 기술적 안정성일까요, 비용일까요?” 같은 질문으로 대화를 열어 두는 거죠.
동시에 과거 이슈에 대한 우려를 덜어드릴 수 있도록 “저희가 이번에 개선한 부분을 공유드려도 될까요?”라고 제안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검토의 방향을 구체화시키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10.02 - 나라면, 김 대표님이 언급하신 내부 검토 포인트를 먼저 묻겠습니다.
“대표님, 내부 검토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실 부분은 기술적 안정성일까요, 비용일까요?” 같은 질문으로 대화를 열어 두는 거죠.
동시에 과거 이슈에 대한 우려를 덜어드릴 수 있도록 “저희가 이번에 개선한 부분을 공유드려도 될까요?”라고 제안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검토의 방향을 구체화시키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10.02 - ddddddd10.01
- ddds10.01
- 제가 놓치고 있던 것을 알게 됐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08.28